요리학/소스

오늘날의 소스

yujin7545 2025. 3. 1. 10:01

목차

1. 누벨 퀴진의 탄생과 발전

2. 뉴 누벨 퀴진과 요리 철학의 변화

3. 현대 요리에서 소스의 변화와 혁신

 


1. 누벨 퀴진의 탄생과 발전

18세기, 프랑수아 머랭과 그의 동료들은 기존의 요리 방식과 차별화되는 새로운 조리법을 ‘누벨 퀴진(Nouvelle Cuisine)’이라 명명했다. 이들은 요리의 기본을 부용으로 삼고, 보다 가벼우면서도 신선한 재료의 본연의 맛을 살리는 방식을 강조했다. 이후 유명 요리사인 마리 앙투안 카렌과 오귀스트 에스코피에는 이러한 누벨 퀴진을 더욱 발전시켜 프랑스 고전 요리로 정립했다. 그들은 몇 가지 새로운 소스를 추가하면서 기존 요리의 틀을 확장했고, 나아가 누벨 퀴진을 서양 고급 요리의 정석으로 자리 잡게 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고전 요리는 점점 더 엄격한 규칙을 따르게 되었고, 조리 방식 또한 예상할 수 있는 패턴으로 굳어졌다. 대부분의 요리사는 미리 준비된 기본 소스를 활용해 표준화된 요리를 만들어내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조리의 효율성을 높이는 데 기여했지만 제한하는 결과를 낳기도 했다. 전통적인 방식은 한동안 서양 요리의 주류로 자리 잡았으나, 시간이 흐르면서 새로운 변화를 갈망하는 움직임이 점점 더 강해졌다.

 

2. 뉴 누벨 퀴진과 요리 철학의 변화

20세기에 접어들며 영화계에서 ‘새 귀한’과 ‘뉴 웨이브’가 등장했던 것처럼, 요리계에서도 혁신적인 흐름이 등장하기 위해 시작했다. 1960년대에는 기존의 전통적인 조리 방식에서 벗어나려는 움직임이 더욱 활발해졌고, 이를 주도한 인물들이 바로 폴 보퀴즈, 미셸 게르라, 트루아 그로 가문, 알랭 샷 팰 등의 저명한 프랑스 요리사들이었다. 이들은 프랑스 요리를 새로운 방식으로 재해석하면서도 본질적인 가치를 유지하려 했다.

새 누벨 퀴진을 주도한 요리사들은 기존의 무거운 소스와 지나치게 정형화된 조리법에서 벗어나, 요리사의 창의성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자 했다. 그들은 단순함과 경제성, 그리고 신선한 재료의 활용을 강조하며, 요리가 본래 지닌 순수한 맛을 최대한 살리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재료를 지나치게 조리하여 진액을 추출하는 기존 방식 대신 자연 그대로의 맛을 유지하는 기법을 선호했다.

1976년, 요리 전문 기자인 앙리 고와 크리스티앙 미 요는 ‘누벨 퀴진 십계(The Ten Commandments of Nouvelle Cuisine)’를 발표하며 이러한 변화를 공식적으로 정리했다. 이 십계 중 일곱 번째 항목은 바로 ‘브라운소스와 화이트소스를 사용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전통적으로 프랑스 요리에서 소스는 필수적인 요소로 여겨졌으나, 새로운 흐름을 주도한 요리사들은 소스를 보다 가볍고 절제된 방식으로 사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미셸 게라는 “여전히 소스는 요리의 근본적인 요소이지만, 그 사용 방식은 더욱 신중해야 한다”고 말하며, 기존의 묵직한 소스 대신 가볍고 깔끔한 맛을 살릴 수 있는 방식을 연구했다.

 

 

3. 현대 요리에서 소스의 변화와 혁신

 

21세기에 들어서면서 전통적인 브라운소스와 화이트소스의 사용이 점차 줄어들었고, 오히려 그 가치를 다시금 되새기는 움직임이 등장했다. 한때 필수적으로 여겨졌던 스톡과 스톡 농축액을 직접 만드는 경우가 점점 줄어들었으며, 가정과 레스토랑에서는 이를 처음부터 조리하기보다는 공장에서 제조된 고품질 냉동 스톡을 사용하는 것이 일반화되었다.

누벨 퀴진 시대에 유행했던 진한 크림소스와 버터 소스도 점차 자취를 감추었고, 대신 보다 가볍고 심플한 소스들이 주목받기 위해 시작했다. 예를 들어 브로스(broth), 팬 디 글레이징(de glazing), 비네그레트(vinaigrette) 같은 비교적 간단한 소스들이 한때 인기를 끌었으나, 현대 요리의 변화와 함께 이들마저 점점 희귀해졌다. 요리의 경계가 허물어지면서 다양한 국가의 조리법이 결합하였고, 이에 따라 소스 역시 더욱 다채로운 형태로 발전했다.

오늘날 레스토랑에서 제공되는 소스들은 과거의 전통적인 방식과는 상당히 다른 모습을 보인다. 특히 과일, 채소, 견과류, 향신료 등을 활용한 퓌레 형태의 소스가 인기를 끌고 있으며, 간장이나 생선 소스를 기반으로 한 아시아풍 딥 소스 또한 많이 사용되고 있다. 이러한 소스들은 전통적인 프랑스식 소스보다 만들기 쉽고 조리 시간이 짧아 레스토랑 운영에도 더욱 효율적이라는 장점이 있다.

더 나아가 일부 혁신적인 요리사들은 특수한 조리 도구와 새로운 기술을 활용하여 완전히 새로운 형태의 소스를 개발하고 있다. 예를 들면 분자 요리에서 사용되는 부유물, 유화제, 거품, 젤리 형태의 소스 등이 등장하며 기존의 방식과는 다른 접근법을 시도하고 있다. 이러한 변화는 현대 요리가 단순한 조리법의 발전을 넘어, 창의성과 혁신이 융합된 예술적인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음을 보여준다.